Untitled Document
사내소식
자료방
자유게시판
     
작성자 총무팀
제   목 사장님글중에서(구리의 회상)
내   용 내 이름은 구리(구리의 회상)

“나 구리야 성이 뭐냐고? 글쎄 주인영감님이 김씨니까 김 구리? 혹시 김 구라 아니냐고?“

”김 구라는 탤런트이름이고 점하나 지워........“

“어디에서 사는데?” “아 미안 내가 너무 성급 했나 이제 차근차근 얘기 할게...

경기도 가평군 의 조그마한 시골마을 여기가 내가 사는 곳이야 집 앞에는 제법 큰 시내가

흐르고 서쪽으로는 그리 놉지 않는 산이고 동쪽으로는 면 소재지가 있는 그래도 위치가 좀

괜찮은 곳이야 아랫단 마당에 큰 연못이 있고 윗 마당 한 편에도 작은 연못이 자리하고,

왼편에 본체가 오른편에 아래채가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어

내 집은 본채 앞마루에 붙어 있어. 보잘 것 없지 뭐 .......이정도면 됐지?

오늘 내가 이렇게 얘기를 시작 하는 것은 한가해서 또는 글짓기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고 사실 요즈음 많이 외롭거든 말하자면 “나 홀로 집에”야 왜 그렇게 됐냐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지 뭐야 지금부터 찬찬히 얘기 할게...

아 참 나 견공이야 여친견공. 내 키? 그리 커지 않아 “아담싸이즈?” 라고나할까 구체적으로?

고개를 약간 숙이면 코가 땅하고 키쓰 해 이해가 가지?

이 댁에 온지 만 삼년, 좀 있으면 햇수로 4년이 돼.

그전에는 지금 생각조차 하기 싫은 수용소 생활을 좀 했어 인정이라고는 하나 없고

항상 서로 눈치 보며 먼저 많이 먹겠다고 싸우고 어러렁 거리고......

주인의 정을 받기는커녕 눈치만 슬슬 살피는 곳. 그래서 인지 나 눈치하나는 빠르거든

3년 전 처음 왔을 때 마당에 내 집이 라는게 하나 있는데 3층 빌딩만 한것이 하나 있는

거야 전에 살던 친구가 보통 덩치가 아니었구나. 딱 감을 잡았지......

그런데 여름엔 시원하고 좋았는데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이거 원 천정은 높지 양 벽

은 내가 가로 누워 앞발 뒷발 쭉 뻗어도 어림도 없이 닿지 않지 사방팔방으로 바람이

몰아치는 것이 차라리 좁은 방 에서 아웅다웅 아귀다툼 하던 것이 그리운 거라

이사를 잘못 왔구나 할 때 새 주인 지금의 우리영감님이 벌써 내 생각을 눈치 채시고는

내 맘에 쏙 드는 아담 싸이즈 집을 장만해 주셨어 그때 우리영감님의 보는 눈이 보통이

아니란 걸 직감 했지 수용소 생활 수년에 눈치만 먹고 산 난데…….

그리고 또 한 가지 주인마님 하고 나누는 얘기를 엿들으니 영감님 말씀이

“아무래도 주인의 정을 받고 자란 녀석은 아닌 것 같아” “철창 같은 곳에서 여러 마리가

집단으로 갇혀서 사육 된 것 같아“ ”어째 그렇게 보여요“ 마님의 말에 ”내가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좋아 하면서도 경계를 하는 눈치야“아이구 맙소사 족집게네 족집게야“

사실 그랬다 처음 주인 영감님을 보았을 때 그전 수용소 사람들과는 달리 정말 정을 듬뿍

주실 것 같아 마음 놓고 안기고 싶은데 음울했던 내 과거가 금방 놔주지 않았다.

사람도 자랄 때의 환경이 인생사에 얼마나 중요하고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이 그 사람의

인성을 좌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살 버릇 여든 까지”란 속담이 있지.


그건 그렇고 정말 잘 보셨구나. 잘 따르고 말 잘 들어야지 마음먹었다

한편 궁금한 것이 저번친구는 왜 이사를 갓 나? 혹시 저 세상에?.........

얼마 안가서 내 궁금증이 풀렸다 이번에도 내 숙달된 눈치를 발휘해서…….

주인 영감과 마님 할아버지 할머니 가 주고받으시는 얘기를 훔쳐 들으니

그 친구는 나이에 비해 덩치가 크고 특히 다리가 길었던 모양이야 늘씬한 미남형 이

었는데 한 가지 이상한 버릇 때문에 쫓겨나다 시피한 모양이야

아 글쎄 자기가 뭐 전생에 술에 취해 전봇대 붙들고 잠자다 죽은 귀신 이 태어났나?

식구들이 쓰다듬어주려고만 하면 두발로 껴안는다는 거야


할머님, 마님, 은 아예 상대도 안하시고 영감님은 그래도 상대를 해주곤 하였으나

문제는 이 녀석이 할아버님한테도 버릇없이 마구 껴안으려고 덤비는 데는 식구들

모두가 하체가 불편하신할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없이 이별을 했단다.

무심코 내 다리를 내려다보니 창피해서 원 이게 다리야 참게 집게발 이 지…….

어쨌든 행복했다 인자하신 할아버지 자상하신 할머니 귀여워 해주시는 주인님

“초년고생은 돈을 주고도 못 산다” 는 것처럼 이후 1년여 동안 두 노인님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우리 주인님네 식구들을 좀 더 소개하자면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 모두 꽃과 나무를

좋아 하셔서 봄여름 내내 마당에서 살다 시피 하시고 할아버지는 몸이 좀 불편하신데도

뒤뚱거리시며 마당 가꾸시느라 애를 쓰시고 어떤 때는 할머니가 식사준비 시간을 놓쳐

할아버지가 배고프다고 두 노인네가 티걱태걱 하시기도하고.........

주인님 내외분도 꽃. 나무를 좋아하셔서 주말 마다 오시면 식사시간 외는 마당에서 온종일

지내셨는데 그래도 주인영감님은 나부터 쓰다듬어 주시고 틈틈이 나하고 놀아주기도

하는데 마님은 어떻게 된 것이 일주일 만에 나를 봐도 만져주기는커녕 배낭 내려놓기가

무섭게 호미 하나들고 나서면 해질 때까지 잡풀 뽑느라 내가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셔

아마 우리마님은 실례지만 저세상서 땅굴 파다 풀뿌리에 목이 걸려 ?은 두더지 셨나봐

그렇지 않고 서야 저렇게 풀하고 죽기 살기로 씨름을 할까? 그 방면에는 할머니도 2등 하

라면 서러워 하셨지만........... 그리고 영감님은 내가 아직 감을 못 잡았어. 나무꾼 인가 싶어

면 목수가 되고 목수인가 하면 철공일도하고.......

어쩌다 주인 아드님이나 따님들이 친구들하고 놀러왔다 하면 그날은 내 배 터지는 날이다

내 食貪(식탐)은 어쩔 수 없는가봐 할아버지하고 마님 닮았나?......

정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이듬해 초 봄 나도 제법 숙녀 티가 나고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날 즈음 혹시나 딴 마음

먹을 가봐 메어있던 목줄에서 해방되어 마음대로 뛰놀고 있는데 하루는 영감님이 나 혼자

심심하다고 친구를 한명 다리고 왔다 주인님의 마음 씀씀이에 눈물이 날정도로 감사 했다


차에서 내리는 친구를 보니 마치 북극 곰 같이 하얀 털에 얼굴은 역삼각형 힐긋 쳐다보니

남친 인거 있지 킹카야 잘 생겼어. 뭐 풍산개 집안이라나. 그러고 보니 발목에 발가락이

하나 더 달렸어 그런데 발가락이 두개 아니라 열개가 달리면 뭐해 나하고는 한눈에 봐도

짝이 되기 틀렸어 우선 내 다리는 세친데 남친 다리는 한자도 더 돼 보이는 거야

마치 나는 반 지하에 살고 남친은 3층 옥탑에 사는 꼴이니 데이트 상대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지” 원……. 주인님도 비슷한 남친을 소개 시켜줘야지.......

아쉬운 데로 같이 지냈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궁합이 나하고는 안 맞는 거 있지

첫째로 서로 눈이 마주쳐져야지 가까이서 쳐다볼라 치면 남친 턱 밑 수염 밖에 안 보이고

목이 아파 더 쳐다보다가는 목 부러지게 생겼지…….

앞발은 내 머리만 하지…….(좀 과장해서)

한 끼 먹는 밥도 자그마치 내 일주일 양식보다 많지…….

지저분한 얘기 같지만 한번 내논는 분량도 내가 파묻힐 정도…….(너무 과장했나)

어디를 봐도 상대가 안 돼는 친구야 그래도 주인님을 봐서 꾹 참고 지내는데…….

참 남친 이름은 주인님이 “백구”라고 지어 주셨어. 좀 촌스럽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 이 친구도 지난번 전봇대 끌어안는 친구처럼

주인님이 귀여워 해 주려고 가까이 가면 앞발로 키대로 서서 권투하자고 대드는

것이다 주인님이 앞발을 겨드랑이에 끼워 새워주면 아이구야 얼마나 큰지 주인님 하고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 나는 쳐다보려면 목 부러질까봐 아예 처다 볼 생각도 안 해

다른 식구들은 아예 근처에 얼씬도 안하지 그래도 이건 약과야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어

이별의 씨앗이라고나 할까

주인님이 한 번씩 산책시켜준다고 나서면 아 글쎄 주인이 개를 끌고 가는 것은 봤지만

개가 주인 끌고 가는 것 봤어? 이름 값 대로 쎈쓰가 없어

이번에도 주인님은 괜찮은데 할아버지가 문제가 되셨어. 가뜩이나 연로하신 할아버지를

이리 받고 저리 받고 난리를 치니 다치실 가봐 고심 끝에 떠나보내야 했다

그동안 미우나 고우나 정이 들었는데 섭섭하기도 하고 이왕 궁합이 맞지 않으면

더 정들기 전에 헤어지는 게 났지…….

이후 한동안 할아버지 할머니 나 셋이서 재미있게 나날을 보내며 행복하게 지냈는데…….

금년 봄부터 할머니 건강이 좀 안 좋아 지셨나봐 가끔 병원에 가시더니

며칠 전에는 두 분이 함께 병원에 가셨는데 아예 해가 서산에 져 어두워져도 오시지 않는다.


많이 편찮으신 가봐. 나도 덩달아 우울하고 심난하다 빨리 나아셨으면……

그리고 며칠이나 지났나? 할머니 만 기운 없이 수척해진 모습으로 돌아오신 거야

“구리냐. 하고 한번 부르시고는 힘없이 들어가 버리신다.

예감이 좋지 않다 했더니 여름 지나 9월초 언젠가부터 할머니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를 두고 멀리 멀리 가버리셨어 내가 뭐 잘 못 해드린게 있나?

“구리야 우리 갔다 올께”한마디 말씀도 없이........

그래서 졸지에 “나 홀로 집에”가 된 거지 화창한 날씨와 행복한 시간은 오래 머물 줄 모르나

봐 아무리 붙잡아도 말이다.

요즈음은 주인내외분이 주말 마다 오셔서 내 밥도 챙겨주시고 같이 놀아주고 가신다.

마님은 역시 내가 죽는지 사는지 모르시고 잡초만 쥐어뜯고 가신다. 두더지 마님 아니랄까

봐. 한번은 옆집 아저씨가 주인 영감님께 “쟤 가요 주인 안 계실 때는 풀이 죽어 얌전

히 있다가 주인아저씨만 오시면 저렇게 기고만장하답니다.“ 하고 고자질 하는 거야

내 원 “쪽”팔려서........

사실 그랬다 하루 종일 아니 일주일을 아무도 없이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외로워 죽겠어

이럴 땐 그 허여멀건 옥탑 친구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일주일 마다 주인내외분이 오시는 날은 대문 밖에서부터 “구리 야 구리 야”부르시면

내 집게발은 금방 바퀴가 되어 쏜살같이 내 닫는다.

그런데 주인영감님은 “구리냐 .하고는 이내 내입에다 건빵하나를 물린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오랜만에 놀고 싶어 “주인님”하고 쳐다보는 순간 내 입에는 또

건빵 재갈이 물린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꿀떡 삼키고 만다. 원래 식탐이 있기는 있지만

계속 쳐다볼 때 마다 어김없이 건빵 재갈이다 내가 뭐 식충이 인줄 아시나봐

그래서 생각다 못해 목구멍에서는 빨리 삼키라 난린데 몇 번은 안 먹고 버텼어.

마님보고 “먹을 것만 주었는데 그게 아닌가봐 ”하신다

눈치가 빠르시기는............

이후로 영감님은 나와 같이 놀아주고 갈 때는 나를 한참 껴안고 어루만져주시곤 하신다.

요즈음은 바쁘신지 한주씩 글러 신다. 이러다 정말 “나 홀로 집에”되는 건 아니 갰지.

요 며칠은 제법 겨울날씨답게 바람이 불고 춥다. 나는 원래 긴 털옷을 입었고

집도 따뜻하게 해주셔서 그리 춥지는 않은데........

마음이 춥다 혼자 외로워서 더 춥고 쓸쓸하다 이 겨울이 언제 끝날까

따뜻한 봄이 오면 할아버지 할머니도 돌아오실까

“나 홀로 집에”도 끝날까

오늘도 이런저런 생각에 하루해가 넘어 가네


끝맺음 글: “구리”를 빌어서 실제 있었던 것을 실화로 엮어 보았는데 배경 설명 묘사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읽는 이에 따라서는 읽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배경과 상황을

잘 아는 우리가족들은 훗날 이글을 읽으며 그때를 회상하고 되새김으로 해서 자연스럽게

먼저 사라진 사람들을 생각나게 하고 또 후세에게도 들려주어 조금이나마 서로의 인연을

잊지 않고 이어가는 매개체가 될 가해서...........



2008년 12월 편집

구리를 빌려서

 
  답변  
  수정  
  삭제  
  목록